지난 시즌 지로나 소속으로 라리가 득점왕을 거머쥔 아르템 도우비크(AS 로마)가 이탈리아 무대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시즌의 폭발적인 활약과 달리, 올 시즌 현재까지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매체 ‘디나모 키이우’는 8일(한국시간) “축구 전문가 알렉스 벨리키흐가 도우비크의 전반기 성적을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벨리키흐는 “도우비크가 점차 AS 로마에 적응하고 있지만, 여전히 몸값에 걸맞은 골 결정력과 경기를 주도하는 힘이 더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도우비크는 1997년생 우크라이나 국적의 공격수로, 자국 리그와 덴마크의 미트윌란 등을 거쳐 2023-24시즌을 앞두고 지로나에 합류했다. 당시 이적료는 1,400만 유로(약 206억 원). ‘빅리그’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는 시즌 초반부터 무서운 득점포를 가동하며 스페인 무대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특히 지난 시즌 최종 성적표가 화려했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41경기에서 25골 10도움을 기록했는데, 이 중 리그에서만 24골을 터뜨리며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나 주드 벨링엄 같은 쟁쟁한 스타들을 제치고 득점왕에 올랐다. 그의 득점력 덕분에 지로나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맹활약은 당연히 빅클럽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할 정도로 이적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막판에 도우비크의 에이전트 측이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며 협상이 깨졌고, 최종적으로 AS 로마 이적이 성사됐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도우비크는 곧바로 세리에A 무대를 밟게 됐다.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으면서도, 아직 스페인에서 보였던 파괴력은 완전히 재현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그의 기록은 32경기 13골 3도움. 그저 평범하지도 않지만, 라리가 득점왕 출신에게 기대하는 숫자와 비교하면 다소 아쉽다는 평이 뒤따른다.
이에 대해 벨리키흐는 “도우비크가 세리에A 스타일에 완전히 적응하려면 박스 근처에서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상대 수비수들과 몸싸움하며 공을 지키고 연결 플레이로 전방을 이끌어가는 능력도 키워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공격 포인트가 줄어드는 것만 보지 말고, 어떻게 팀 전체를 살릴지 고민해야 한다. 그러면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고, 도우비크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다. 스페인 무대에서 이룬 성과가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이탈리아의 거친 수비벽과 특유의 전술적 색채 속에서도 꾸준히 골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AS 로마 역시 도우비크에게 거는 기대가 큰 만큼, 그가 하반기에 반등에 성공한다면 한층 더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