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25·리버풀)가 올여름 자유계약(FA) 신분으로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다. 스페인 일간지 ‘카데나 세르’는 “레알이 보스만 룰에 따라 알렉산더아놀드와 사전협상을 진행했으며, 이미 4년 계약에 구두합의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단순한 관심 차원을 넘어서 실제로 조건을 조율했다는 뜻이다.
그동안 리버풀은 알렉산더아놀드에게 재계약을 제안했으나, 선수 측이 거절 의사를 확실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력이 들쑥날쑥하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한 뒤, 리버풀은 신예 코너 브래들리를 적극 기용하는 등 후방 수비 자원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알렉산더아놀드의 이탈 가능성에 대비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알렉산더아놀드는 자타공인 세계 최고 수준의 오른발 킥을 보유한 풀백이다. 리버풀 지역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유스 시스템을 거쳐, 2016년 1군에 데뷔했다. 이후 위르겐 클롭 체제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전성기에 큰 공헌을 했다. 왼쪽 앤드루 로버트슨과 함께 ‘양 날개’로 불릴 만큼 공격적 기여도가 뛰어났다.
그러나 데뷔 시기부터 지적됐던 수비력 보완에 실패해, 최근 들어 기복이 심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등 강팀과의 경기에서 뒷문이 흔들리는 장면이 잦았고, 그가 마음이 이미 떠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알렉산더아놀드가 수비에서 다소 아쉬운 면이 있더라도, 공격력과 킥 능력만큼은 최정상급이라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계약만료 선수(FA)를 공짜로 데려오는 것은 ‘대형 이적료’ 부담 없이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기회다. 게다가 레알의 오른쪽 측면 수비는 33세 다니 카르바할, 34세 루카스 바스케스(본래 윙어)로 이어지는 노쇠한 구성이라 보강이 시급하다. 현재 수준에서 알렉산더아놀드가 합류한다면, 수비력 개선 여부와 관계없이 공격적인 측면에서 분명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만약 레알이 이번 이적을 성사시키면, 과거 다비드 알라바, 안토니오 뤼디거, 킬리안 음바페 등 자유계약으로 빅네임을 영입하는 ‘FA 노림수’를 재현하는 셈이 된다. 다만 음바페의 경우 최종 이적은 불발됐지만, 레알은 늘 ‘자유계약’ 시장에서 스타들을 선점해온 전례가 있다.
레알은 좌측 수비에도 보강이 필요하지만, 이 문제는 이미 ‘내부 솔루션’이 준비된 분위기다. 레알이 2022년에 지로나로 보냈던 미겔 구티에레스를 바이백 옵션으로 되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구티에레스는 지로나에서 리그 우승 경쟁을 이끄는 핵심 선수로 활약했고, 2024 파리올림픽에서 스페인 U-23 대표팀으로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알폰소 데이비스를 자유계약으로 노리려던 레알의 계획이 틀어졌지만, 구티에레스를 다시 품는다면 왼쪽 풀백을 빠르게 메워줄 만한 옵션이 될 수 있다.